인지과학 대가, 美 대니얼 윌링햄 교수 인터뷰
종합적 배경 지식의 원천 지식에도 '부익부 빈익빈' 아이들은 신문만화도 좋아
윌링햄 교수는“같은 내용이라도 온라인 텍스트보다는 신문 기사를 더 오래 보는 경향이 있고, 미국 대학생들도 교과서를 볼 때 e북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해력도 비판적 사고도 사실에 대한 지식에서 나온다. 이런 배경 지식을 쌓는 데는 신문 읽기만 한 게 없다."
대니얼 윌링햄(50) 미 버지니아대 교수는 요즘 학계에서 '혁명'의 진원지로 불리는 인지과학의 성과를 교육·학습에 접목한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출간된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에서 그는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아인슈타인에게 정면 반기를 든다.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사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이해력이든 비판적 사고든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한다. 생각을 잘하려면 우선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논리적 추론이나 문제 해결 같은 최상위 인지 과정도 사실 지식에 기반한다."
―사실 지식 습득을 위한 좋은 방법으로 신문 읽기를 들었다.
"캐나다의 실험심리학 대가인 스태노비치의 유명한 연구가 있다. 사람들이 지식을 어디서 습득하는가에 관한 조사다. 가장 좋은 정보원이 읽기였다. 일반적 지식 습득에서 신문, 진지한 저널, 책 읽기가 TV 시청이나 대화보다 훨씬 낫다고 나왔다. 종합적 배경 지식을 얻기 위한 것으로 꾸준한 신문 읽기만 한 게 없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 되나?
"우리는 어떤 텍스트를 읽을 때 보통 80~90%는 알고 나머지를 채워넣는다. 100% 다 안다면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 아는 것이 60~70%밖에 안 되면 혼란에 빠진다. 채워넣기에 급급하다가 읽기를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신문은 텍스트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제공하므로 중요하다. 뛰어난 리더(reader)는 대개 규칙적으로 신문이나 잡지를 읽어온 사람이다. 신문에 익숙한 아이는 다른 책 읽기에도 능하다. 어떤 주제든 신문을 통해 약간은 접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이 점점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알게 된다. 반면 읽기가 부족하면 점점 더 읽는 게 힘들어진다. 지식 습득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신문을 점차 멀리하는데.
"미국에 흥미로운 대규모 연구 결과가 있다. 요즘 청소년과 예전 청소년의 읽기 양을 비교하니, 단어 수는 요즘이 더 많은 걸로 나타났다. 문제는 텍스트다. 대부분 비디오 게임이나 인터넷 문서나 문자 메시지다. 신문·잡지·책 읽기는 줄었다. 문자 메시지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신문·잡지·책이 주는 도움을 받지 못한다."
―신문은 언제부터 읽는 게 좋은가?
"가능하면 일찍부터다. 내 딸이 여섯 살인데 나와 아내를 따라 매일 아침 신문을 본다. 만화면을 좋아하는데 좋은 접근이다. 신문엔 각자의 나이에 맞춰 읽을 게 있으니 찾아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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